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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동 불편 고령환자 위해… “의료진이 집으로 찾아갑니다”

[목포지역, 가정 간호·가정 호스피스 확대]

작성일 : 2025.07.11 11:11

【헤드라인】

목포성심요양병원, 가정 방문 간호 활발… 환자 치료·삶의 질 동시에 챙겨

“병원보다 집이 치료 공간… 정부 지원 없으면 지속 어렵다”

 

“침대에만 계시던 어르신이 ‘오늘은 밖에 나가볼까?’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 순간 저도 울컥했어요. 가정간호는 단순히 치료가 아니라 환자분 삶을 다시 살아나게 하는 일입니다.”

목포성심요양병원 가정전문간호부 김영재 부장은 목포를 비롯해 전남지역 현장에서 수년째 고령 환자들의 집을 방문하며 겪은 일화를 이렇게 전했다.

김 부장은 “병원에 오가는 일 자체가 힘들어 병을 더 키우는 분도 많다”며 “가정간호가 이분들 삶의 질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 “거실이 병원으로”… 목포와 신안 등에서도 활발한 ‘찾아가는 진료’

목포성심요양병원은 최근 고령화로 인해 병원 내원이 어려운 환자들을 위해 가정간호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병원 소속 가정전문간호사들이 직접 환자 집을 찾아 혈압·혈당·맥박 측정은 물론 주사·투약, 상처 치료, 검사물 채취, 환자 교육까지 병원과 같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최근에는 퇴원 후 집으로 돌아간 환자들의 재입원을 줄이기 위한 관리가 강조된다.

김영재부장은 “수술 후 퇴원한 환자들이 병원에 다시 오는 경우가 잦은데, 우리가 미리 가서 살펴보면 70~80%는 집에서 치료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고 말했다.

■ “환자 상태뿐 아니라 마음까지 살펴야 합니다”

가정간호의 중요한 가치는 환자의 심리적 안정이다.

김 부장은 “집이라는 공간이 주는 심리적 안정감이 큽니다. 병원에서는 눈치 보이던 이야기들을 집에서는 솔직히 털어놓으시는 분들이 많아요”라고 말했다.

김 부장은 최근 한 사례를 전했다. “치매가 있는 할머니께서 병원에서는 한마디도 안 하시는데, 집에 가니 가족사진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손주 이름을 다 말씀하시더라고요. 그걸 보신 가족분들이 눈물을 흘리셨어요. 이런 게 가정간호의 힘입니다.”

■ 가족 교육도 중요한 역할

가정간호팀은 환자뿐 아니라 가족 돌봄에도 집중한다.

김 부장은 “욕창 예방, 체위 변경, 영양 관리, 약 복용 시간 같은 기본 교육을 하면서도 가족분들이 힘들어 보이면 꼭 이야기를 나누고 마음을 풀어드리려고 합니다”고 말했다.

“간병하시는 가족분들도 지치고 우울해져요. ‘나만 이렇게 힘드나’ 하시는데, 저희가 ‘혼자 아니시다’고 말씀드리면 안도하시는 표정이 보여요. 가정간호는 가족들의 마음 치료이기도 해요.”

■ “병원 수익으로만은 어려운 현실”

하지만 이상적인 가정간호가 현실적으로 지속되기 어려운 벽도 있다.

현재 건강보험 수가는 왕진 시 진료비와 교통비 정도만 인정돼 수익구조가 취약하다.

김 부장은 “솔직히 병원 입장에서는 가정간호로 수익을 내긴 어렵습니다. 하루에도 수십 명을 볼 수 있는 외래 진료보다 왕진은 시간도, 인력도 두세 배가 듭니다. 정부가 이 부분을 지원하지 않으면 병원들이 지속적으로 하기는 어려워요”라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김 부장은 “적자라도 멈출 수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현장에서 환자분들의 눈빛을 보면 포기할 수 없습니다. 정부가 조금만 도와주시면 이 귀한 일 계속 이어갈 수 있습니다”고 강조했다.

■ 삶의 마지막을 집에서… 가정 호스피스도 목포에 확산

목포에서도 가정 호스피스가 서서히 자리 잡고 있다. 올해 8월부터 전국 25개 병원에서 가정형 호스피스 시범사업이 시행되면서, 목포성심요양병원도 참여 준비에 들어갔다. 대상은 말기 암, 만성 폐쇄성 호흡기질환, 만성 간경화, 에이즈 환자 등이다.

김 부장은 “말기 환자분들은 병원보다는 집에서 가족과 함께 있고 싶어 하십니다. 손주가 오가며 부르는 소리, 주방에서 밥 짓는 냄새… 이런 게 환자분에게는 병원에서 느낄 수 없는 위안이 됩니다”고 말했다.

최근 김 부장이 돌본 말기 간경화 환자 사례도 있다. “그분은 집에 놓인 화초들을 하나하나 만지며 마지막 인사를 하셨어요. 의료진이 집에 들어서면 병실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우리는 그 공간을 최대한 집답게 유지하려고 합니다. 그것이 환자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해요.”

■ “가정간호는 복지이자 권리… 정부가 지켜줘야”

현행 의료법과 시행규칙은 가정간호의 법적 근거를 두고 있지만, 실제 현장은 여전히 병원과 의료진의 ‘열정’에 의존하고 있다.

김 부장은 “지금 가정간호는 말하자면 봉사와 사명으로 버티고 있는 수준”이라며 “제도가 정착하려면 정부가 현실적인 수가를 마련하고, 가정전문간호사 양성도 늘려야 합니다”고 말했다.

“가정간호와 가정호스피스는 단순히 ‘집에 가서 치료해준다’는 게 아니에요. 환자분의 삶 전체를 지켜드리고, 가족분들의 눈물과 고통도 함께 나누는 일입니다. 이건 복지이자 국민의 권리라고 생각해요. 정부가 지켜줘야 합니다.”

목포처럼 고령 인구가 빠르게 늘어나는 지역에서 ‘찾아가는 의료’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고 있다.

김 부장은 “우리는 환자분들의 집을 병원만큼 안전한 공간으로 만드는 일을 합니다. 정부가 이 길을 지속할 수 있게 꼭 뒷받침해 주길 바랍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의료전문=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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